박과 스탠톤(Park and Stanton)       


화석을 찾았다.




어제 아이들 학교 끝나고 다 같이 Richmond Hill로 가벼운 산책을 갔다. 햇빛 창창한 날이었는데 나무로 우거진 언덕이라 음습하고 춥기도 한 산책이었다. 짧은 스코트(skirt+short: 반바지처럼 다리 구분선이 있지만 앞부분은 스커트처럼 한겹인)를 입은 딸아이가 춥다고 하여 빨리 걷게 하려고 햇빛 있는데로 가라고 계속 다독였는데 눈앞에 보이는 햇살이 잡힐 듯하여 재빠르게 걸어가면 다시 구부러진 길이 그늘로 통하는 안타까움의 연속이었다.
중간에 햇빛 가득한 벤치에서 간단히 챙겨온 간식도 먹고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리치몬드랑 넬슨 전경도 보고. "애들아 모든 산책은 결국 view를 위해서 란다" 라고 한마디 한다. 흐흐. 우리의 산책은 언제나 전망 좋은 곳으로 향하니까.
처음 길이라 원래 계획했던 경로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남편이 지도를 보고 올라온 길인데도 우리가 차를 세워둔 곳으로 가는 경로를 찾을 수가 없었다. 어차피 깊숙한 숲을 온 것이 아니니 걱정은 안되었으나 딸아이가 화장실이 급해서 내 마음도 급해졌다.
그렇게 내려가는 길에 산에서 흘려 내려오는 물로 만들어진 작은 시냇물이 보였고, 그 곳에서 아들이 갑자기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화석이다". 손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니 적당한 크기의 바위에 조개 껍데기 모양이 그대로 박힌 화석이 있었다. 와우.
다같이 그 돌을 움직여 보려 했으나 깊히 땅속에 박힌 듯 바위는 움직일 기미가 없어 보였다. 아들이 화석을 엄청 좋아해서 지난번 다른 곳의 캠핑때도 큰 바위에 박힌 나뭇잎 화석을 엄청 아쉬워 했었는데 이번에도 그럴것이라 거의 확신했었다. 그러나 약 10여분간 주위를 살피던(화장실 급한 사람 있는데..) 아들 녀석이 엄청나게 흥분된 얼굴로 달려왔다. 손에 작은 바위를 들고. 여러개의 조개 껍질 모양이 담긴 화.석. 이었다. 아까 큰 바위와는 돌의 종류는 달랐고 (처음것은 단단한 현무암 비슷한. 이번것은 부서지기 쉬운 화강암 같은?) 조개 모양도 엄청 많았다.
대단한 발견에 어찌할 줄 모르던 아들. 자기에겐 꿈이 두가지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이루어졌단다. (다른 하나는 포켓몬을 찾는것이라 불가능 하다는걸 이미 알고 있고.) 학교 끝나고 바로 집에 가서 놀고 싶다며 투덜대던 아들이었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너무나 즐거웠다.
저 코너를 돌면 어떤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을 아들도 기쁜 마음으로 느낀 순간이었다.
집에 갖고 온 바위는 깨끗이 씻겨졌고, 말려졌고, 오늘 아침엔 아들과 같이 학교에 가서 선생님과 반 친구들을 만났다.
평소에 말을 많이 하지 않는 아들인데 모두 앞에서 본인의 발견품을 소개하고 자랑했단다.

아들아, 난 너를 모두에게 자랑하고 싶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