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 벨리 A&P쇼에 가다



지난 주말에 우리가 살고 있는 넬슨에서 약 50Km 떨어진 곳에 있는 Rai valley로 A&P 쇼 (an annual agricultural fair organized by the Agricultural and Pastoral Association 라고 함)를 보러 갔다. A&P 쇼란 한마디로 농업과 목축에 관련된 사람들이 같이 즐기는 축제이다. 지난 한해 열심히 키운 가축들과 농산물 또는 자신들의 농업 기술들을 뽐내면서 여름을 마무리 한달까. 아주 큰 대도시가 아니라면 뉴질랜드에 있는 모든 지역에서 1년에 한번 정도 벌이는 큰 지역 행사 이다. 아직 넬슨 A&P는 못 가봤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작년에 가 본 Murchison에 이은 두번째 쇼이다.

주요 행사라 하면 ...
올해의 양, 말, 양치기 개, 염소, 거대 호박 등을 각각의 기준에 맞게 선발하고,
양털깍기 선보이기, 농사에 쓰이는 트랙터, 트럭, 클래식 카들을 전시하고,
우리나라 8-90년대 스타일 놀이공원 이용도 가능하고,
여기저기 음식부스가 있다.
90년대 미국 영화에 많이 나오는 동네 카니발 분위기랑 정말 비슷하다. 심지어 축제 내내 한 밴드의 라이브가 이어졌는데 불려지는 노래들이 모두 60-80년대 음악들(Bob Dylan, Johnny Cash, Neil Young등) . 밴드 구성원 모두 나이 60세 이상은 되어 보인다. 밴드 이름은 NINE95
아. 옛스럽고 정겹다.

Murchison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먼저 양털을 빠르고 품질 좋은 상태로 깍느냐 였는데(나의 기준. 우리 두 꼬마들에게는 아마도 face painting) 이번 Rai valley는 누가 머래도 언덕에서 호박 굴리기가 아니 었을까 싶다. 행사 진행 중 엄청 큰 호박들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제일 큰 놈은 60킬로그램이 넘었다(아마도 우승자 인듯). 행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크고 상태 좋은 호박들을 제외한 나머지 애들을 축제에 참여한 아이들이 언덕위에서 굴렸다. (단순히 호박을 해체할 목적으로. ㅎㅎ) 그 큰 호박들을 둘셋씩 함께 굴리는 모습이 너무 정다와 보이기도 했다. 깨지지 않은 호박들을 다시 언덕위로 굴려오는 수고도 또다른 재미. 마지막 호박 두개가 깨질때까지 아마도 5번정도 굴리지 않았을까 싶다. 이 호박들을 깨끗이 해체한 아이들에게는 무료 아이스크림도 제공 되었고. 모든 호박이 깨짐(호박에 부러진 포스트 한개와 대불어)과 함께 Rai Valley의 축제는 막을 내렸다.

기대않고 갔는데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즐거움을 안겨 준 하루였다. 차에 타자 마자 잠들어 버린 둘쨰는
"어. 잠드는지 몰랐는데 자버렸네" 라고 하기도.
잠드는지 알면서 잠드는 방법도 있는 지 궁금한 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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