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글은 더 쓰고 싶지 않았는데



이 글이 마지막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글이길 바란다.
앞으로 48시간 이후 뉴질랜드의 lockdown이 시작된다. 의료, 공공, 주유소, 슈퍼마켓등의 생활 필수적인 장소를 제외한 모든 곳은 영업을 중지하여야 하며, 일반인은 거주지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 집안에만 있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산책도 할 수 있고 해변에도 갈 수 있으나 다른 사람과의 접촉은 안된다.(물리적 거리 유지운동. 사회적거리 유지라는 말이 사람과의 관계에 거리를 두자는 얘기로도 들릴 수 있어 물리적. physical distance로 많이 쓰여지는 듯 하다.)
오후 1시 기준 새로운 확진자가 36명이 늘었다는 뉴스에 이은 발표였다.
뉴질랜드 총리가 대국민 발표를 하는 동안 warehouse 심카드(알뜰폰카드 개념)를 쓰는 내 폰은 일시 통신불가 였고, 일부 다른 통신망도 다운된듯 하다.(나중에 들은 말로는 평소 통신량의 3.8배 많은 뉴질랜드 최고 통신 사용량을 기록했다고 한다.)

전염병 전문 박사가 미디어며 라디오 인터뷰에 하루도 안빠지고 등장하며 lockdown을 해야 한다고 주장할 때 부터 곧 있을 일이라고 다들 마음을 준비를 했으리라 싶다.
우리 가족의 경우 대부분의 생필품 구매는 일찍이 마쳤으나, 좀 더 필요한것들이 생겨서 목록을 작성한 후 어제는 미루고 오늘쯤 슈퍼마켓에 가려고 했는데, 결국은 안 가기로 결정했다. 지금 슈퍼마켓이야 말로 절대 가지 말아야 할 곳일 수 있다. (역시나, 물리적 거리 유지를 위해 일정 수만이 가게에 들어갈 수 있어 많이 사람이 줄을 서야 했다고 한다.)
당장 필요한 물건이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다행일 뿐만 아니라 내 삶에 그리 큰 영향을 줄거라는 걱정조차 하지 않는다.

오늘자 한겨례 사회면의 글 생계가 다급할수록… ‘재난의 맨앞자리’에 불려나왔다를 보고 눈시울을 붉혔더랬다. 바이러스를 피하기 이전에 굶주림을 피해야 하는 아이들이 있고,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삶의 무게를 버티는 이웃들이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다.
바이러스를 막기위해 국가가 서로의 국경을 닫고, 가정이 문을 닫고 있다. 시간은 걸리겠으나 우리는 바이러스를 극복할 것이고, 다들 서로를 격려하며 또 살아갈 것이다. 물론 나도 내 가족도.
그 무리에서 소외될, 살아남지 못할, 같이 격려하지 못할 내 이웃들이 걱정될 따름이다.


 

관련 상품